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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투자자문사 카카오톡 리딩방 사용 금지 조치

IT하는 문과생 2021. 12. 3. 08:00

21년 11월 22일 카카오는 오는 12월 7일부터 적용되는 ‘카카오톡 운영정책’을 공개하며, 불법 행위가 확인된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카카오톡 계정(오픈 채팅방·오픈 프로필)에 대해 검색 결과 노출 및 채팅방 접근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를 보고 필자는 이제야?라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주식 리딩 방이 성행하면서 유사 투자자문업 관련 민원 건수가 지난 9월까지 집계된 건만 해도 231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월 민원건수(1744건) 대비해도 32%나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단순 수치만 봐도 사실 엄청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러한 운영정책이 시행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유사 투자자문업은 1997년 도입된 제도로 불특정 투자자에게 인터넷·ARS·간행물 등을 통해 투자자문회사 외의 자가 일정한 대가를 받고 투자 조언을 영업하는 업종이다. 직접적인 1:1 투자 조언은 할 수 없으며, 금융위원회 신고 후 영업할 수 있다. 그런데 불특정 투자자들에게만 투자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이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 기능을 이용해 회원들에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리딩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는 회원 개인의 종목 상담도 받아 준다. 사실상 불특정 투자자에게 투자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어그러진 것이다.
그리고 실제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는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직원으로 모집해서 거의 투자 사기에 가까운 행동들을 하기도 한다. 정보를 주기 전 먼저 매수를 한 다음 사람들이 사기 시작하면 본인은 팔아 버려 개인 이득을 얻는 사람들도 있다. 소위 선취매라고도 한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줄어드는 계좌 잔고에 항의를 하면 늘 한결같은 이유를 댄다. 우리나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밤새 미국 증시가 떨어져서 아니면 어떤 특정 종목이 하락하면서 해당 테마가 상황이 좋지 않게 돼서. 이것도 안 먹히면 주포가 손 털고 나가서까지 나온다. 그러다 어쩌다 하나 소 뒷걸음질 식으로 하나 맞추면 수익 인증 캡처를 올려 달라 해서 자사의 홍보용 자료로 사용한다. 이러한 홍보자료를 본 또 다른 피해자들이 가입비를 내고 가입을 하는 구조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서는 유사 투자자문사에 대해 검색하다가 들어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몇 마디 더 적도록 하겠다. 유사 투자자문사들의 홍보만 보면 그들이 내세우는 전문가들은 모두 어딘가의 투자 자문 역할도 하고 강의도 하고 수익률도 엄청나게 좋아 보인다. 뭔가 엄청나게 현란한 스펙 아닌 스펙을 지니고 있다. 그 스펙들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낮추고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것에 속아 넘어가면 그냥 가입비만 털린 채 마이너스된 계좌를 선물로 받을 확률이 다분하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인간의 욕망은 늘 존재한다. 유사 투자자문사를 찾는 사람들도 돈에 대한 욕망 때문에 그들을 찾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바꿔서 말해보자. 실제 유사 투자자문사에서 내세우는 그들이 그렇게 뛰어난 주식 전문가라면 굳이 이런 유사 투자자문사에서 리딩을 할 것이 아니라 정식 투자자문사에 취업을 하거나 아니면 개인 투자로 돈을 벌면 그만이다. 왜 그들이 그렇게 잘난 주식 전문 가면서도 유사 투자자문사에서 월급 받으며 월급쟁이로 있는지는 이 글을 읽는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그들의 취업 허들이 그렇게 낮은 지도 생각해보면 좋겠다. 덧붙여 주식에 있어 연륜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무시할 수만은 없는 조건이다. 유사 투자자문사에서 전문가라 자칭하며 일하는 그들의 평균 연령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어쨌든 이러한 유사 투자자문사들의 행태에 대한 문제가 커지자 금융 당국에서는 지난 4월 유사 투자자문업의 주식 리딩 방 운영 금지를 골자로 하는 [유사 투자자문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원래는 금융투자업 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정보전달수단으로 단체 채팅방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니 자체 메신저를 이용하려는 유사 투자자문사들도 보인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톡을 통한 리딩 방이 문제이기 때문에 과연 그것이 정말 올바른 해결책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양방향 소통이 가능 한 SNS 리딩 방 금지 조치를 우회하려는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의 시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모니터링과 제재를 기대해 보며, 덧붙여 유사 투자자문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해 주기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