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와 일상/채식

COVID-19 사태를 보면서 하는 불편한 이야기(육식에 대해서)

IT하는 문과생 2021. 11. 30. 15:15

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온갖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바이러스가 유행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팬데믹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거리낌이 없다. 백신 제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는 둥 백신이 백해 무효하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많았지만 백신은 개발이 되었고 어느덧 접종률도 꽤 높은 수준이 되었다. 이 분위기를 틈타 대한민국도 코로나 대응 거리두기 4단계까지 되었다가 with 코로나 1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기사들을 보면 조금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감기 바이러스라고도 볼 수 있겠다. 세상의 모든 약을 만들어도 감기 백신을 만들기 힘든 것이 변이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 한다. 그리스어로 알파, 베타.... 이렇게 이름 붙인 변이가 벌써 오미크론(그리스어로 o)까지 진화했다. 지금까지는 변이가 나왔다고 하면, 아 나왔구나 했는데 이번 변이는 뭐가 심상찮은 느낌이다. 이에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기사가 확인된다.

11월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 보건기구(WHO)는 성명을 통해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 며칠에서 수주까지 더 걸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등장한 오미크론에 대한 기사인데 표현에 따르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500배 강력하다는 기사들도 보인다. 이건 대체 뭔가 싶다. 지구를 파괴하던 인류에게 드디어 지구가 복수를 시작한 것일까? 백신이 있으니 괜찮아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백신이 정말 무효한 것은 아니지만 백신이 만능인 것도 아니다. 그리고 실제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정부에서 발표하긴 하지만 백신을 맞은 이후로 건강이나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도 실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판국에 백신 만능론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생각해본다. 왜 여기까지 왔을까?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작점을 생각해보자. Covid-19 바이러스는 최초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했다(그들은 이 결과를 부정하지만). WHO 조사단에서는 우한 시장에서 거래되던 야생동물 시장을 문제로 삼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박쥐들이 인간과 함께 있으면서 바이러스가 변형되어 인수 감염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가 이번 Covid-19라는 것이다. 이를 강력히 부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주장이다. 정말 뭐든지 다 먹는다는 그들답게 문제가 발생한 야생동물 시장에는 온갖 야생동물들이 존재했다. 사실 이번에 문제가 된 박쥐만 해도 그걸 식재료로 쓴다는 것부터 비위가 상하는 일이지만, 어쨌든 상품으로 존재했다. 실제 박쥐는 인간과는 딱히 접점이 있을 수가 없는 동물이다. 왜냐고 묻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본래 도시화된 인간과 야생상태의 박쥐는 거주하는 구역부터가 다르다. 애초에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동물들을 억지로 잡아와서 도축하고 거기다가 먹기까지 하니 그들이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 맞춰 진화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바이러스도 스스로 살 길을 찾기 마련이고 그것이 바로 변이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마치 문제가 온갖 야생 동물을 비위생적으로 잡아먹는 것에 대한 문제로 비칠지 모른다. 과연 그럴까? 여기부터는 불편할 이들이 꽤 많을 것 같다. 사실 그래서 이쯤에서 끝낼까 하는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쓸 이야기는 써야겠다. 문제는 야생 동물 만이 아니다. 문제는 육식 그 자체다. 이건 뭔 소리인가 싶을 거다. 어떤 사람은 또 어떤 채식주의자가 프로 불편러가 되어 쓴 글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에 담은 진심만은 캐치해 주길 바랄 뿐이다.

인류는 육식을 위해 온갖 동물들을 가축화했다. 대표적으로 소, 돼지, 닭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생산성이라는 이름 아래에 움직일 수 있는 정말 최소한만의 공간을 지닌 채 커 나간다. 서로 다치게 하면 상품성을 해친다는 이유 하에 태어나자마자 마취 없이 부리를 잘리고 거세를 당한다. 이런 윤리적 부분에서도 육식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윤리적인 부분이 아니다. 아래의 내용을 살펴보자.


1918년 스페인 독감: 가금류에서 돼지를 거쳐 인간으로
2002년 사스: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으로
2009년 신종플루: 가금류에서 돼지를 거쳐 인간으로
2009년 에볼라: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2012년 메르스: 박쥐에서 낙타를 거쳐 인간으로
2019년 Covid-19: 박쥐에서 인간으로 혹은 박쥐에서 천산갑을 거쳐 인간으로(예측)



무언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 일단 1차적으로 인류에게 공포를 안겨줬던 치명적인 바이러스 들이다. 그리고 필자가 적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독자라면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인간까지 넘어왔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세계 보건기구(WHO)는 지난 50년간 새로 발생한 인간 감염병 중 75%가 동물에게서 유래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지카 바이러스를 비롯해 라사열 바이러스 등 10대 감염병이 모두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이렇게 신종 감염병이 증가하는 이유는 산업화, 육식 소비 증가, 기후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인구가 늘면서 도시 인구 밀집도가 높아졌고, 육식 소비 증가는 대규모로 산림을 벌채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숲 속에 살던 동물들이 인류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났다. 기후변화로 온도와 강수량, 습도가 달라지면서, 동물들의 서식지나 번식 행태 등에도 변화가 생겼다. 거기에 더해 일부러 잡아서 먹기까지 한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의 말처럼 야생동물을 잘 피해 다니면 될까? 참고로 야생에서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바이러스는 약 160만 종이 될 것이라 예상들을 한다.

2020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수의학과 과장인 제임스 우드(James Wood) 교수는 영국 BBC에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의 원천으로 '공장처럼 운영되는 동물 농장'을 꼽았다. 공장식 축산업의 경우 동물들의 면역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데다 축산업에 쓰이는 동물들은 품종 개량을 통해 소위 생산성이 좋은 단일 품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특정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경우 그 개체군 전체에게 전파되는 것은 눈 깜짝할 새이며,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전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일례로 2020년 돼지독감 관련 조사 대상이었던 중국 내 돼지 사육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10.4%가 새로운 돼지독감 'G4 EA H1N1' 바이러스 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사람을 감염시킨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아직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가 인간의 기도 내에서 효과적으로 복제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차후에 변이를 거치면서 인간의 몸에 적응하면 언제든지 사람 사이에도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과연 이러한 것이 돼지독감 하나일까?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위에 기재한 1918년부터 시작된 바이러스들을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 Covid-19로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필자는 우리가 이쯤 해서 살펴봐야 할 것은 육식이라는 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위에도 기재했듯이 산업화 / 육식 소비 증가 / 기후 변화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노력은 육식 소비 증가를 막는 것이라 생각한다. 육식 소비 증가를 막는다면 축산업을 위한 벌채 활동은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고 어느 정도 야생동물의 터전이 보존될 것이다. 그만큼 야생동물이 인류와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너무 단편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도 고도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개인으로 노력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글을 보는 독자가 모두 지금 당장 채식주의자(Vegan)가 되라는 의미에서 쓴 글이 아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왜 고기를 먹는 것이 이 시대의 문제인지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부족한 글의 일부라도 공감이 되었다면 오늘 하루 섭취하는 고기의 양을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제안으로 이 글을 마친다.